[전대길 CEO칼럼] 세종대왕의 견광지(絹狂止)와 여민가의(與民可矣)  
[전대길 CEO칼럼] 세종대왕의 견광지(絹狂止)와 여민가의(與民可矣)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10.0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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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세종(1397~1450)이 1418년 왕위에 오른 후 수년간 가뭄에 시달렸다. 이때 세종은 문제의 근원이 조선과 맞지 않는 중국의 역법(曆法)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농사짓는 방법의 문제점을 두루 파악했다. 

그리하여 노비(奴婢) 출신의 과학 기술자 장영실(蔣英實/1385~?)에게 명하여 천문 기구를 만들도록 했다. 

세종은 여러 정보를 통해 농사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학덕이 높은 선비를 과시(科試)를 통하지 않고 유림(儒林)의 천거로 벼슬에 오른 정초(鄭招)에게 <농사직설(農事直設)>을 펴내도록 했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 ‘화담 숲’ 소나무. 필자가 촬영>
  <경기도 광주 곤지암 ‘화담 숲’ 소나무. 필자가 촬영>

* 세종 창조 습관 1 - 문제를 직시(直視)하라.
어떤 기업의 리더들은 자신의 기업에 문제가 있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는 리더가 갖는 잘못된 박스 사고이다. 박스 사고에 갇힌 리더는 문제가 드러나면 야단부터 친다. 문제는 숨기는 대상이 아니라 해결해야 하는 대상이다. 이것을 앞장서서 일하는 사람이 바로 리더다. 

* 세종 창조 습관 2 - 반대 의견에 관대(寬大)하라.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는 한글 창제에 절대 반대했다. 반대가 너무 심해서 세종도 화가 나서 죄를 물었는데, 하루만 상징적으로 옥에 가뒀다가 다음 날 빼주었다. 

‘고약해’라는 신하는 반기를 드는 정도가 너무 심했으나 대사헌(검찰총장)까지 올려주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고약하다는 말은 그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다. 세종은 반대가 나쁜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세종의 창조 습관 3 - 견광지(絹狂止)를 활용(活用)하라. 
세종은 회의를 하면 싸움을 붙였다. 그 방법이 견광지(絹狂止)이다. ‘비단 견(絹)’자는 ‘하지 말자’는 뜻이고, ‘미칠 광(狂)’자는 ‘해 보자’는 뜻이다. ‘머물 지(止)’자는 ‘잠깐 쉬어 다시 생각해 보자’는 뜻이다. 

‘하지 말자’는 의견, ‘해 보자’는 의견 양쪽 의견에 한쪽 편만을 들지 않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각자의 의견을 통합할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했다. 

조직의 문제는 리더의 사고방식, 행동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 세종이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 훌륭한 사례이다. 

지금부터 600년 전에 세종이 난상 토론을 거쳐 문제해결 방안을 창의적으로 도출하는 회의 기법인 ‘발상 모으기(Brain Storming)’를 실행한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1430년(세종 12년)에는 경상도 관찰사가 개간 밭에 면세(免稅)해 주라는 정책을 시행하려니까 이를 구별하기가 어려워서 일괄해서 세금을 부과하자고 건의해 왔다. 

이에 세종은 “어찌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인가? 일이 의심스러우면 백성과 같이하면 된다”고 명했다. 이렇게 백성과 함께하는 게 여민가의(與民可矣) 정신이다. 세종의 이러한 마음가짐은 ‘불가부진(不可不盡)‘의 정신과도 통한다.

불가부진은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1437년(세종 19년) 1월22일 세종은 흉년(凶年)에 대해서 말했다. “흉년으로 서로 비방하는 일이 많다. 하늘이 이렇게 흉년의 때를 맞아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또한 김포 현령 조안효에게 “하늘의 변화는 알지 못하나 사람이 할 일은 극진하게 해야 한다.”라고 명했다. ‘난사위지(難事爲之)’는 전심전력(全心全力)으로 일하라는 말이기 때문에 불가부진(不可不盡)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위의 글을 세종연구의 최고 전문가인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장의 감수를 받았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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