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뉴스] 직장인 10명 중 6명, 태풍·폭염 경보에도 무조건 정시 출근
[직장인 뉴스] 직장인 10명 중 6명, 태풍·폭염 경보에도 무조건 정시 출근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4.07.29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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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화된 규정 없어 자연재해 속 근무시간 조정은 사업자 자율
공무원 외 민간 기업에도 천재지변 상황에 관한 규정 필요
폭염과 폭우 등 자연재해, 천재지변 상황 시 근무환경 조정에 대해 명문화된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폭염과 폭우 등 자연재해, 천재지변 상황 시 근무환경 조정에 대해 명문화된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태풍·폭염 등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정시 출·퇴근을 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자연재해 상황 출근 경험' 관련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1.4%는 '정부가 재택 근무·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권고한 상황에서도 정시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5.9%는 '자연재해 상황에서 지각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안전 우려가 있고 정부 차원의 권고가 있음에도 안전보다 출퇴근 시간 준수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셈이다.

직장갑질119는 "정부 권고가 나온 상황에서도 정시 출퇴근을 요구받는 직장인들은 개인 휴식 시간과 안전을 포기하고 평소보다 일찍 출근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자연재해 상황에서 무급 휴가 등을 강요받은 사례도 있었다.

보육교사 A씨는 지난해 8월 태풍으로 휴원 명령이 떨어지자 '나오는 애들이 없으니 개인 연차를 차감하고 하루 쉬라'는 지시를 받았다. 서류 업무를 위해 출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체육시설에서 일하는 B씨는 고용주가 '비·눈으로 인한 휴게시간은 근로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근로계약서 조항을 악용해 비 오는 날마다 출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장마 기간 임금이 대폭 줄어들까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직장갑질119는 문제 원인으로 현행 근로기준법상 공무원이 아닌 노동자는 천재지변·자연재해 상황과 관련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별도의 규정이 없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조정이나 유급 휴가 여부가 사업주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다.

단체는 "기후 변화로 태풍, 폭염, 폭설 등으로 인한 피해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기후재난 상황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명문화 된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후 유급휴가 제도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주희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기후 변화로 매해 폭염, 폭우 등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가 심해지고 있으나 대다수 노동자는 위태로운 출근을 계속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변화하는 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실질적인 제도와 법령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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