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女 비정규직 성희롱 무방비…78.4% '참는다'
20대 女 비정규직 성희롱 무방비…78.4% '참는다'
  • 이준영
  • 승인 2016.04.06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웃소싱타임스] 20대, 여성, 일반직원, 비정규직일수록 성희롱 피해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5일 공개한 ‘2015 성희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성희롱을 당했다고 응답한 직원의 비율은 6.4%, 동료의 피해를 듣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는 이들은 13.8%로 나타났다.

성희롱 실태조사는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공공기관만을 대상으로 했던 조사는 처음으로 민간기업 1200개사를 포함해 1600개사 784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남성은 1.8%가 성희롱을 경험한 반면 여성은 9.6%가 성희롱을 경험했다. 직군별로 보면 일반직원의 성희롱 피해 경험은 6.9%로 관리직(4.6%)보다 비중이 컸고, 비정규직(8.4%) 성희롱 피해 경험이 정규직(6.2%)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20대(7.7%) △30대(7.5%) △40대(4.3%) △50대 이상(2.7%) 순으로 성희롱 피해경험이 높았다.

공공기관의 성희롱 피해 경험은 7.4%로 민간기업(6.1%)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가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내 양성평등 인식이 확산하며 과거에는 성희롱인지 모르고 넘어갔던 것들이 문제 제기로 이어지는 등 공공기관 성희롱 민감도가 올라가며 민간기업보다 상대적으로 피해경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희롱은 주로 회식자리(44.6%)와 직장 내(42.9%)에서 일어났다.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3.9%),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3.0%),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2.5%)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성희롱 가해자 10명 중 9명은 남성이었다. 상급자가 39.8%로 가장 많았고 △하급자(32.6%) △동급자(15.6%) △외부인(4.0%) 등이 뒤를 이었다.

심각한 건 성희롱 피해자들의 대처 방식이다. 성희롱 피해자 78.4%는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48.7%)라거나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48.2%)라는 답이 주를 이뤘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희롱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성희롱 발생 이후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학습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조직문화에서는 이후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성희롱 신고도, 피해 사실 공유도 쉬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사용자의 태도가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다”며 “성희롱이 근절되면 조직의 생산성도 높아지는 만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사용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