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화이트물류와 지속가능한 미래
[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화이트물류와 지속가능한 미래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05.20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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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럽, 한국의 화이트물류 현황과 방향성
이상근<br>ㆍ산업경영공학박사<br>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br>
이상근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최근 물류업계에서는 "화이트물류(White Logistics)"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다. 화이트 물류는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노동 환경 개선을 중심으로 한 물류 혁신을 의미한다. 

일본은 심각한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생산 연령 인구가 감소하면서 물류업계에서도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운전기사의 부족은 물류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며, 다양한 노동 방식의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업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도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추어 2019년부터 화이트물류 추진 운동을 시작하였다. 이는 물류 사업자와 화주 기업이 서로 협력하여 물류를 개선하고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운동이다. 이는 물류업계의 중요한 인프라인 노동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일본 물류의 현안과 화이트물류
전후의 고도 성장과 글로벌화로 일본의 산업구조는 크게 변화했다. 이에 따라 물류에 대한 요구도 고도화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생산성 저하를 초래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재배송 비율이 높아지면서 드라이버들의 노동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노동 생산성은 G7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미국의 60%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도한 서비스 요구는 생산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물류 업계의 노동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물류서비스는 과잉 서비스와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 서비스 요구가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비스와 대가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짐 대기 시간도 운임의 대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일고 있다. 2017년에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운송안전규칙"이 개정되어, 짐 대기 시간이 30분 이상일 경우 이를 기록하게 되어 있다. 이는 운송 사업자와 화주가 협력하여 장시간 노동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운전자 부족과 고령화 문제는 인구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1990년대부터 시작된 규제 완화와 과도한 경쟁, 그리고 트럭 운송 사업자의 기존 체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일본 총무성의 국세조사에 따르면, 1990년 대비 2022년의 생산 연령 인구는 크게 감소했으며, 2065년에는 더 큰 감소가 예상된다. 

일본 물류업계는 화이트물류를 통해 심각한 운전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기 시간의 단축, 팔레트를 활용한 신속한 하역, 야간 및 이른 아침 적재의 재검토 등이 있다. 

이를 통해 트럭 운송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노동 시간을 단축하며, 임금을 개선하여 영세사업자의 경영 상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여성과 60세이상의 고령자들도 일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화이트물류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면 운전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는 물류업계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다양한 인력이 참여할 수 있는 노동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물류업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경제산업성, 농림수산성 등 정부 부처의 지원을 받아 물류 사업자와 화주 기업이 협력하여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운전 희망자를 늘려 물류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한다.

미국의 화이트물류: 데이터 투명성, 지속 가능한 기술, 공급망 회복력 강화
미국 교통부는 FLOW(Freight Logistics Optimization Works) 프로그램을 통해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공급망 네트워크의 투명성을 높이고 병목 현상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FLOW는 데이터 공유를 통해 물류 운영을 최적화하고, 물류 관리자들이 병목 현상을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국 물류산업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화와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자율주행 트럭과 자동화 창고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 강도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Amazon은 로봇 창고 시스템을 도입하여 물류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있다. 이는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작업자들의 피로도를 줄이며,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한다. 

UPS는 자율주행 트럭을 시험 운영하여,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이고, 배송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 도입은 장기적으로 화이트 물류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은 기술혁신과 전략적 정책지원을 통해 화이트물류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주요 미래 방향은 데이터 투명성 강화, 지속 가능한 기술 도입, 공급망 회복력 강화 등이 포함된다.

유럽의 화이트물류: 친환경 기술, 디지털화 가속화, 공공-민간 협력 강화
유럽연합의 Green Deal은 지속가능한 물류를 촉진하는 중요한 프레임워크이다. 이는 탄소배출 감소와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하며, 물류산업은 전기차, 친환경 연료, 스마트 물류 시스템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유럽은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동화된 창고와 자율주행 트럭, AI 기반 물류 관리 시스템 등이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특히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일은 물류 허브를 중심으로 스마트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공공-민간 협력을 통해 디지털화와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DHL은 전기 트럭과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한 물류 솔루션을 도입하여,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물류를 구현하고 있다. 이는 유럽 전역에서 화이트 물류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의 화이트물류는 기술 혁신과 지속 가능한 관행을 통해 계속 발전할 것이다. 친환경 기술 도입, 디지털화 가속화, 공공-민간 협력 강화 등이 주요 추진 방향이다.

화이트 물류는 일본, 미국, 유럽 각 지역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각국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요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세 지역 모두 기술 혁신, 지속 가능한 관행 도입, 노동 환경 개선을 통해 화이트물류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됨에 따라 전 세계 물류산업은 더욱 효율적이고 포괄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한국의 화이트물류: 4차산업혁명 기술도입으로 노동환경 개선
우리나라에서도 화이트물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주로 노동 환경 개선, 기술 혁신, 지속가능한 물류 관행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물류업계는 전통적으로 높은 노동 강도와 긴 근무 시간으로 인해 노동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노동자의 과도한 근무 시간을 줄이고, 보다 건강한 노동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는 특히 물류 업계의 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물류업계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하여 효율성 극대화와 노동 환경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물류 시스템, 자동화 창고, AI 기반 물류 관리 시스템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물류기업들은 스마트물류 시스템을 통해 물류과정을 디지털화하고, IoT(사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물류정보를 관리하고,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하여 상품의 입출고를 자동화하고, 작업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노동 강도를 줄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여성과 고령자의 노동 시장 참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성 전용 주차 공간, 어린이집 시설 확충, 고령자 맞춤형 일자리 지원 등이 포함된다. 이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포괄적인 노동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화이트물류의 방향성
화이트물류는 물류업계의 작업환경을 개선하여 근로자들에게 더 나은 근로조건을 제공하고, 물류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일본, 미국, 유럽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형태로 추진되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먼저, 노동환경 개선이다.
화이트물류의 핵심 목표는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는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며, 성별과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일본은 대기 시간을 줄이고, 팔레트 활용을 통해 하역 시간을 단축하며, 적재 시간을 재검토하여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둘째, 기술 혁신과 자동화이다.
물류업계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 혁신과 자동화가 중요하다. 무인항공기와 자동운전 기술의 도입, 물류 센터의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노동 강도를 줄이고,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셋째, 협력과 공동 노력이다.
화이트물류는 물류사업자와 화주기업, 정부기관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일본의 사례처럼 국토교통성, 경제산업성, 농림수산성 등의 지원과 함께 화주기업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는 물류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이다.
화이트물류는 단순히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물류업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한다. 이는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환경 친화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한 친환경 물류 시스템 도입이 강조되고 있다.

화이트물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도모하는 중요한 움직임이다.
화이트물류는 노동환경의 개선과 물류 효율성의 향상을 통해 물류업계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도모하는 중요한 움직임이다. 이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과 기술혁신을 통해 이루어지며, 물류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글로벌 동향에 발맞춰 화이트물류를 추진함으로써 물류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근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결국, 화이트물류는 단순한 노동환경 개선을 넘어, 물류업계 전체의 혁신과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방향성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통해 모든 근로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고, 물류 서비스의 질도 함께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근(ceo@sylogis.co.kr)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ㆍ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ㆍ서울특별시 교통정책위원회 위원(현)
ㆍ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ㆍ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ㆍ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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