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 중심의 인력 양성 필요
아웃소싱 기업, 직무전환과 재교육 등 양질의 고용서비스 역할 중요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한국 경제는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와 기술 혁신의 파고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인구는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이로인한 생산성과 경제 성장률 둔화를 직면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17일 발간한 '2023년 중장기인력수급전망 및 추가 필요인력 전망'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3년까지 경제활동인구는 24.8만 명 증가하겠지만, 2030년 이후 본격적인 감소가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1.9%)을 이루기 위해서는 2033년까지 최소 82.1만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인해 전문가들은 현재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잉여인력'인 청년세대와 여성의 경제활동 진입을 늘리고 외국인근로자 고용을 폭넓게 확대해야한다는 의견을 보인다. 그러나 노동력 부족 문제를 단순한 인력 확보 차원에서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다.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일부 직종에서는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기술 기반 직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HR, 물류, 컨택센터 등 전통적인 서비스업에서는 자동화로 인한 인력 감축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반면 AI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은 첨단 산업에서는 역으로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의 일자리 정책은 단순히 기존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변화하는 산업 구조에 맞춘 인력 양성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특히, 기업들의 신속한 인력 조정과 직무 전환이 중요한 시점에서 한국의 아웃소싱 산업은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할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도입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웃소싱 기업들은 맞춤형 채용과 직무 전환 지원, 신산업 분야의 인력 공급을 통해 한국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큰 까닭에서다.
이제, 노동력 부족과 AI 혁신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한국의 일자리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아웃소싱 산업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살펴본다.
● AI 도입과 일자리 변화, 아웃소싱 산업의 위기인가 기회인가
생성형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HR(인사), 물류, 컨택센터 등 여러 산업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향후 3년 내 AI로 인해 서비스 운영(48%), 물류 관리(47%), HR(46%) 분야에서 3% 이상의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
반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상품 개발 등 AI 기술을 활용하는 직군에서는 오히려 인력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AI 관련 채용 공고가 2022년 말 이후 68% 증가했으며, AI 기술이 필요한 직업이 전체 직업군보다 3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역시 AI의 영향으로 상당수 일자리가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국내 일자리의 51%가 AI에 의해 도움을 받거나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노동력 부족과 AI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에서, 한국의 일자리 정책은 단순한 일자리 보호를 넘어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춘 인력 양성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첨단 산업 중심의 인력 양성이 절실하다.
AI,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서의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은 대학 및 직업 교육기관과 협력하여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AI 활용 역량을 갖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사이버 보안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함께 기존 산업 종사자의 직무 전환 지원 병행은 필수다.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HR, 물류,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AI 및 자동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직무 전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중장년층 노동자들에게는 AI 기반 업무 프로세스를 익힐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기존 노동시장 내에서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재취업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망 신산업 육성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돌봄 및 보건복지 서비스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 헬스케어, 실버산업 분야에서의 일자리 창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또한, 친환경 기술 및 스마트 팜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창업 지원과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한편 AI 도입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근무 형태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AI로 인해 주 4일 근무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한국도 노동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노동시간 단축은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일·삶 균형을 맞추면서도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 한국 아웃소싱 산업의 역할: AI 시대의 인력 조정 허브

AI 혁신과 노동시장 변화 속에서, 한국 아웃소싱 산업 내 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으로 일자리가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가 아웃소싱 산업의 주된 영역인 것이 역설적이게도 이들에 대한 고용서비스와 직무교육 또한 아웃소싱 기업이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아웃소싱 기업들은 변화하는 산업 구조에 맞춰 기업과 구직자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신속한 인력 조정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아웃소싱 기업이 우선 AI 기반 채용 및 교육 시스템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아웃소싱 기업들은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채용 및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하며, AI와 자동화된 HR 솔루션을 통해 직무 분석 및 적합한 인재 매칭을 최적화하여 구직자와 기업 간의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
HR 및 물류 등 AI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하는 분야의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직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직무 전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도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AI 관련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사전 작업이 필수이며, 기업과 협력하여 인재 재배치를 원활히 할 필요가 있다.
한편, AI로 인해 고용 형태가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아웃소싱 기업에 계약직, 프리랜서, 파트타임 등 다양한 고용 형태의 채용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역할을 기대해볼 법 하다.
기업이 유연한 인력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인력 공급을 제공하기 위해 변화된 고용형태에 맞는 인력공급 전략을 새로이 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에서다.
아웃소싱 기업은 AI, 디지털 전환, 친환경 산업 등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과 인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창업을 희망하는 인재들에게 교육 및 네트워크를 제공하여 AI 시대의 고용 창출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미래 아웃소싱 산업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점점 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AI 혁신은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이며,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직업 훈련과 신산업 중심의 일자리 창출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 아웃소싱 산업 내 기업들은 인력 조정의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AI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과 고용 유연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교육기관이 협력하여 AI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일자리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