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최근에 여러 기관 단체에서 “시대를 리드하는 지도자의 품격”에 대한 강의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현대 사회에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자질과 태도에 대해 다루는 주제였다.
이 특강에서는 시대를 선도하는 지도자가 어떤 품격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를 여러 측면에서 살펴본 내용이었다. 지도자의 품격이 조직을 대표하고 그것이 조직 경쟁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품격이 추락 되는 현실에 의외로 많은 공감과 호응을 얻었다.
사람의 품격(品格)은 예의염치(禮義廉恥)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마천의 사기 ‘관자 목민 편’에 보면 “곳간에서 예의염치(禮義廉恥)가 생긴다”고 했다. 먹고 살기가 어려운데 예의염치가 생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먹고 살 만큼 넉넉하게 되면 그때는 남을 동정하는 마음과 품격이 서게 된다는 의미이다. 유사한 뜻의 한자 성어 가급성시(家給成市)는 넉넉한 살림으로 인정을 베풀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했다.
예의염치의 의미를 살펴보면 예(禮)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道理)이고, 의(義)는 사람으로서 지키고 행하여야 할 바른 의리(義理)이고, 염(廉)은 청렴, 결백, 검소, 곧고 바름을 말하며, 치(恥)는 부끄러움과 창피함, 욕된 것을 아는 것이라 했다.
중국 춘추 시대 제나라의 재상 관중(管仲. 출생 미상~bc 645)은 국가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4요소(四維)로 '예의염치(禮義廉恥)'를 꼽으며,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롭고, 세 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뒤집히고, 네 개가 끊어지면 나라는 멸망에 이른다고 하였다.
1959년 전후 우리나라 국민 소득이 76불로 세계에서 가장 못살던 시기에 품격은 언감생심 따질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사흘을 굶으면 담을 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3만 6천여 불이 넘어 곳간이 가득 차 잘살게 된 지금의 시점에서 품격을 다루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인성 채널의 ‘그 사람의 품격’의 내용을 보면 어느 레스토랑에서 ‘CEO 모임’이 열리고 있었는데, 각자 인사를 나누던 중에 웨이터의 서빙이 시작되었다.
그때 한 웨이터가 ‘와인’을 서빙을 하다가 실수를 저질러, 어떤 CEO의 양복에 와인을 쏟아 버리고 말았다. 그 웨이터가 어쩔 줄 모르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 봉변을 당한 그 CEO에게 관심이 집중되었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두가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CEO의 반응은 의외로 침착하게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아침 바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샤워’를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그걸 알았죠. 허허."하면서 오히려 웨이터를 다독여 주었다“.
그 자리에는 또 다른 CEO가 있었는데 그는 이 장면을 목격하면서 "실수를 한 웨이터를 웃음으로 용서하는 걸 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어요. 저는 그와 즉각 거래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어떤 CEO는 웨이터나 부하직원을 쓰레기처럼 취급하는 사람에겐 기대할 것이 전혀 없다고 했다. 상대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과는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고 한다.
전 세계 수 많은 CEO들이 비즈니스 비법으로 삼는 법칙이 있다. 그것이 바로 '웨이터의 법칙'이다. ‘웨이터의 법칙’외에 ‘부하직원의 법칙’ ‘경비원의 법칙’ ‘운전기사의 법칙’ ‘청소원의 법칙’ ‘비서의 법칙’ ‘아르바이트생의 법칙’ ‘부부의 법칙’ 등 유사 법칙으로 우리는 그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의 품격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지도자는 비전과 목표 설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명확한 비전을 설정하려면 지도자는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조직이나 팀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되 현실적이면서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1세기에 대한민국이 ”Pax Koreana“ 시대를 열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수강생들의 흥미가 고조되기도 했다.
둘째,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효과적이며 열린 소통을 해야 한다.
효과적인 소통은 열린 대화와 세심한 피드백을 통해 팀원들과의 신뢰를 쌓고, 잦은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일반적 관리 활동에서는 6을 듣고 4를 말하고 상담과 협상에서는 7:3이나 8:2로 듣고 경청하게 되면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자세와 실천이 필요하다.
셋째. 윤리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윤리적 리더십은 올바른 도덕적 기준을 설정하여 정직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윤리적 행동은 리더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실패에서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윤리적 행동은 신뢰를 쌓는 기반이 된다.
넷째. 변화를 이해하고 변화를 수용하며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
변화 혁신에 대한 유연한 사고로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의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개인과 조직의 혁신적인 접근을 조장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 접근 방식을 통해 조직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변화는 마침표가 없고 혁신은 생존과 발전의 근간이 된다.
다섯째, 상대에 대한 공감과 인간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지도자의 공감 능력은 팀원들의 감정과 필요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태도가 중요하며 인간 중심의 접근으로 사람을 존중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공감은 상대의 무한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여섯째,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지도자에게 주어진 사회와 환경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리더십이 요구되며 포용력을 가지고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며, 이를 통해 조화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지속적인 자기 계발과 평생학습으로 스스로 가치를 제고하고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일곱째, 책임감과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배울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지도자의 책임감은 지도자의 품격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이다.
인기 드라마였던 “태양의 후예” 12회의 일부 내용은 언제 보아도 감동을 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상부에서 인질 구출 작전을 정치적인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는데도, 부대 장교가 자신의 신분이 밝혀질 만한 모든 것들을 내어놓고 위험을 무릅쓰고 홀로 인질을 구출하러 갔다.
그 시각 00의 장소에서 납치 사건 구출과 책임에 대한 문제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다. 외교 수석이 정치적인 상황만을 따지면서 인질 구출은 ㅇㅇㅇ에게 맡기라며 듣기 거북하고 불필요한 발언으로 좌중을 장악하려 들자 그 자리에 참석한 군사령관은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질 테니, 당신은 섬세하게 넥타이 골라매고, 우아하게 정치’하라고 일갈한다.
그때 걸려 온 장교의 전화에서 “인질 구출 작전을 무사히 마쳤으며 무장해제하고 대기해 어떠한 징계도 달게 받겠다"고 보고한다. 보고를 받은 사령관은 ”인질 구출에 대한 포상은 없지만 어떠한 징계도 없을 것“이니 영내에서 쉬라는 명령을 내리고 전화를 끝낸다.
외교 수석은 어이가 없어 하면서 책임지는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쓴웃음을 짓는다. 이어서 사령관에게 그 책임으로 옷 벗을 각오가 되었냐고 묻자, 사령관은 “명예롭다면 언제든 옷을 벗겠다”고 답한다.
이 회의에 뒤늦게 참석한 대통령은 그 책임은 대통령이 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외교 수석은 관련 문제와 대안을 제대로 분석하여 보고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성공한 구출 작전을 치하(致賀) 하고 ‘우리 국민을 무사히 구출해 주어 고맙다’며 허리를 굽혀 사령관에게 인사를 한다.
사령관은 즉각 기립하여 거수경례로 충성을 다짐한다. 볼수록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이다. 우리는 언제 이런 지도자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아쉬움이 넘쳐난다. 수강생들은 여기저기 박수를치며 감동스러워했다.
이러한 품격을 가진 지도자는 조직과 사회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품격있는 경영자에 대한 신뢰는 기업에 대한 신뢰로 연결되고 비즈니스에서 커다란 성과로 연결, 가능하게 된다. 그것은 국가의 품격인 국격 향상으로 이어져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엄청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대를 리드하는 지도자의 품격”은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리더가 어떻게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지도자는 품격을 통해 설정된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강의가 끝나고 여러 수강자가 명함을 요구하며, 개별 강의 초청이 가능하냐는 요청에 응답하면서 지도자의 품격이 추락하는 이 시점에 품격 제고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어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사이에듀 평생교육원 교수
•한국 생애설계연구소 소장
•한국 생애설계포럼 대표(경영지도사, 평생교육사, 생애설계사)